엔카

지난 2023년 2월,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관통하는 주제는 ‘멀티 패스웨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로 여러 모델 출시를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던 뉴페이스의 등장도 함께 예고했죠. 토요타의 출시 계획 리스트에는 반가운 이름도 있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모델 또한 있었습니다. 알파드가 그랬습니다. 알파드는 일본 내수 시장 특화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알파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지, 시에나 판매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은지, 기아 카니발이라는 큰 산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무엇보다 알파드의 복잡 미묘한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에게 호감을 살 수 있을지 등 머릿속엔 수많은 물음표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의문은 2023년 9월, 토요타가 국내 시장에 알파드를 공식 출시하며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토요타는 알파드의 최상위 트림인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만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VIP를 위해 초호화 공간으로 꾸민 미니밴 알파드의 가격은 9920만원, 연간 판매 목표는 700~800대 수준이었습니다.

애초에 토요타는 알파드를 한국에 많이 팔 생각도, 카니발을 뛰어넘겠다는 욕심도 없었던 셈입니다. 대단한 판매량을 기대하기보다는 법인 대표용 차와 같이 알파드가 정조준한 틈새시장만큼은 확실히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짙었습니다. 토요타의 틈새시장 공략은 제대로 통했습니다. 2023년 9월 18일 출시 후 12월까지 알파드는 500대 판매고를 올리며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연간 판매 목표량에 근접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대단한 기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호불호 강하게 나뉘는 알파드의 디자인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조사가 직접 꾸미고 구성해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실내와 편의 장비, 믿음직스럽고 연료 효율 좋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바탕으로 완성한 안전 장비, 여느 미니밴은 흉내 내기도 힘든 정숙성과 승차감은 국내 소비자를 유혹하기 충분했습니다. 덕분에 알파드는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파는 자동차’ 중 하나로 등극했습니다. 2024년 1월을 기준으로 판매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토요타는 알파드를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자동차”라고 설명합니다. 토요타가 이렇게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알파드가 가진 매력을 살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