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

많지 않은 예산으로 큼지막한 중고차를 굴리고 싶다. 이런 욕심을 가진 이들은 대개 그랜저를 떠올립니다. 현 시점에서는 4세대에 속하는 TG의 인기가 좋지요. 물론 그 위에 제네시스나 에쿠스가 있지만 생각보다 벽이 단단합니다. 당장 제네시스만 해도 배기량이 3.3L부터 시작하고 ‘가스차’도 없기 때문. 결국 가솔린 3.3L의 유지를 감당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쉽지 않아요.

하지만 좌절하지 마세요. 그랜저를 대체할 만한 차가 있습니다. 바로 오피러스입니다. 그랜저처럼 2.7L 모델이 있고, 결정적으로 LPI 버전도 있습니다. 합리를 하나 보태자면 오피러스는 순정 LPI 차들 중 가장 고급차입니다. 혹자는 K7이 더 좋지 않냐는데 내장 품질과 주행감 등 오피러스가 윗급 모델인 게 맞습니다. 아울러 오피러스 코드명이 대형차인 H로 끝나는 GH인 점, 초기에 현대 다이너스티 후속으로 개발되었던 것도 근거입니다.

오피러스는 2003년 3월 출시되어 2012년 5월에 단종됐는데요. 이 콘텐츠에서는 2006년 5월부터 2009년 5월까지 팔린 중기형 모델, ‘뉴 오피러스’를 논합니다. 이 차는 엄연히 페이스리프트 버전이었지만 초기형과는 상당히 다른 차였어요. 초기형은 XG 플랫폼이었다가 뉴 오피러스부터는 TG 뼈대로 바뀌었거든요. 엔진도 초기형의 2.7/3.0/3.5에서 2.7/3.3/3.8이 되었습니다. 배기량 변화 없는 2.7은 델타에서 뮤로 개선했죠. 보태어 무게가 130kg나 줄어 전반적인 주행성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연비 개선은 당연한 일.

이쯤 되면 아시겠죠? 오피러스 살 거면 중기형인 뉴 오피러스부터 보세요. 자금 여유가 좀 더 있다면 6단 AT와 블루투스 달린 오피러스 프리미엄(후기형)도 좋습니다. 한편 가솔린 모델 살 때는 2.7에 연연하지 마시고 시세와 연비가 비슷한 3.3이나 3.8도 함께 검색하십시오. 차 많이 타서 기름값 부담되면 가스차(LPI)가 낫습니다. 다만 오피러스 가스차는 같은 조건 하에서 가솔린 버전보다 시세가 높으니까, 그 차액을 기름값으로 보전할 수 있을 때만 선택하시기를.